돈화문로
역사
돈화문로는 조선시대 대로(大路) 중 유일하게 옛 폭과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길이다. 이 길은 종묘 행차와 별궁 행차를 비롯해 사신을 마중할 때 쓰던 왕의 길이었다. 또한 이 길은 시전행랑(시전상인들의 점포)이 번성했던 곳이었으며,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 왕립음악기관)가 있던 곳이기도 하였다. 조선성악연구소도 이곳에 위치해 있었다. 다행히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산업화를 거치면서도 국악의 명맥이 끊기지 않아서 지금도 국악기 상점과 국악 연구소 등을 여러 군데 찾아볼 수 있다.
이곳은 북촌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밀집지구이기도 하다. 1920년대 이후부터 도시형 한옥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가회동과 익선동(돈화문로의 중심 지역) 일대에 도시형 한옥이 집중되었다. 이러한 한옥들은 서울 전역이 재개발되고, 현대식 건물로 대체되었던 7~80년대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가회동을 위시한 북촌이 2002년 이후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세련된 한옥이 새로 지어지고 길거리도 깔끔하게 정비된 반면, 익선동 일대는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비교적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에 ‘돈화문지역 전통문화 보존 육성계획’을 발표하였고, 2012년에 예산이 집행되었다. 이에 따라 창덕궁 바로 건너편에 있던 주유소를 매입해 철거하고 그 자리에 ‘국악예술원’을 건립하고 있으며, 돈화문로에 고미술점, 국악기점, 전통공예상 등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돈화문로는 동쪽으로 종묘의 담장과 마주하고 있는데, 조선시대에 순라꾼들이 도적과 화재를 막기 위해 담장 옆길로 순찰을 돌았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에 착안하여 종로구에서는 1995년부터 종묘 왼편의 ‘서순라길’과 종묘 오른편의 ‘동순라길’을 정비하였다. 서순라길이 돈화문로에 해당되며, 역사문화탐방로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