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박물관
인사동은 현재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남쪽으로는 종로와 연결되고, 북쪽으로는 북촌(北村)으로 이어지며, 서쪽으로는 조계사와 광화문광장, 동쪽으로는 운현궁 및 돈화문로와 맞닿아 있는 데다가, 경복궁•창덕궁과도 가까이 위치해 있어 가히 서울의 중심적인 문화 거리라 할 만하다.
인사동을 남쪽(종로2가 쪽)에서부터 접근한다면, 가장 먼저 남인사마당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쉴 수도 있으며, 때마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제 큰길(인사동길)을 따라 올라가면 양쪽으로 수많은 가게들과 노점상이 늘어서 있는데, 노점상에선 주로 간식거리들과 자그마한 공예품들을 팔고, 입점해 있는 가게들 가운데는 고미술상, 표구상, 필방, 골동품점 등이 드문드문 위치해 있어 인사동에 왔음을 실감나게 해준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인사동 네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는 악기판매점으로 유명한 낙원상가와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조계사 방면으로 빠지는 길이다. 큰길 따라 그대로 직진하면 인사동의 중심부로 진입하게 되는데, 역시 길 양쪽으로 전통문화와 관련된 가게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특히, 1924년부터 문을 연 지상 5층 규모의 통인가게는 그야말로 인사동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겠는데, 각 층마다 생활자기, 공예품, 장신구, 고가구 등을 진열해놓고 있다.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할 수도 있겠으나, 그냥 둘러보기만 해도 좋은 구경이 될 것이다.
통인가게에서 약간 올라오면 2014년에 새롭게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마루’가 있다. 지상 6층 규모에 공예품, 패션상품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입점해 있고, 식당과 카페, 전시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4층부터 6층까지 자리한 ‘뮤지엄 김치간(間)’에서는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에 관한 다채로운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김치를 담그거나 직접 맛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수도약국을 지나 ‘쌈지길’과 마주하게 되는데, 쌈지길은 2004년에 처음 문을 열자마자 많은 인기를 모은 곳이다. 이곳은 1층부터 4층까지 난간 형식의 길이 이어지고, 길 옆으로 여러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 형태를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방문객들은 계속 인사동 길을 걸으며 가게 구경을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인사동길의 북쪽 끝에는 북인사마당이 있다. 안국역에서 내린다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으로 대형 붓 모양의 조형물이 인사동에 왔음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북촌으로 연결되며, 양 옆으로는 경북궁과 창덕궁으로 이어진다. 북인사마당과 남인사마당에 각각 한 개소씩 관광안내소가 있다.
그리고, 인사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큰길 양쪽으로 실개천처럼 뻗어있는 골목길이다.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저마다의 전통과 개성을 자랑하는 식당과 찻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음식냄새와 차향기가 뒤섞이고, 지나는 사람들과 어깨를 스치면서 조금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아스라한 정취를 느끼게 된다. 인사동이 갈수록 상업화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이런 골목길들이야말로 아직 인사동만의 멋을 간직한 고향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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